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흑인 중진 엘리자 커밍스 하원의원에 대한 트윗 공격을 이어가며 인종차별 논란을 부채질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커밍스 의원에 국한되지 않고 흑인 비율이 60%인 볼티모어 등 그의 지역구까지 아우르자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사실(facts)은 말보다 훨씬 힘이 있다! 민주당은 늘 ‘인종 카드’를 꺼내드는데 우리나라의 위대한 흑인들을 위해 하는 건 사실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커밍스는 크게 실패했다”면서 “커밍스가 지역구와 볼티모어시에서 엉망이었다는 분명한 사실을 꺼내오는 데 잘못된 게 없다고 누가 낸시 펠로시(하원의장)에게 설명 좀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커밍스 의원을 ‘잔인한 불량배’라고 공격하면서 “커밍스의 지역은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다. (볼티모어는) 누구도 살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 최악의 지역”이라며 논란을 자초했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인 커밍스 의원은 지난 1996년부터 고향인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절반 이상이 포함된 지역구의 하원의원으로 일해왔다. 지역구 유권자는 흑인이 약 60%, 백인이 약 35%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정치권은 물론 볼티모어 등 커밍스 지역구에서도 강한 비판이 줄지어 쏟아졌다. 1837년 창간된 지역지 ‘볼티모어선’은 전날 ‘쥐 몇마리 있는 게 쥐가 되는 것보다 낫다’는 신랄한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쥐에 비유하며 “백악관을 접수한 이들 중 가장 부정직한 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대통령에게 볼티모어가 포함된 (커밍스의) 지역구가 미국의 일부임을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에 인종차별 발언을 하고 구설수에 올랐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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