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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젊음·젠더 다양성 앞세운 '여자 오바마' 해리스...트럼프 대항마 되나

■민주당 경선 '다크호스'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50대 흑인으로 인종 이슈에서

당내 가장 뛰어난 표 확장성 지녀

1차 TV토론땐 정책 대결도 능숙

지지율 3배 뛰고 선거자금 쇄도

'바이든 독보적 대세론'에 제동

"여성 정치인이 가진 한계 여전

유리천장 깰지 의문" 지적도





2020 미국 대선까지 아직 1년 이상 남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뽑는 민주당 경선 레이스의 열기는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민주당 대선후보들 가운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독보적 대세론을 형성했던 것과 달리, 막상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눈에 띄게 부상하는 이는 ‘여자 오바마’로 불리는 카멀라 해리스(54) 상원의원이다. 흑인으로 인도계 모친을 둔 해리스 의원은 다양성과 50대의 젊음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의 대척점에 설 유력한 잠룡으로 지지율과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는 그가 3년 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한계와 실패를 딛고 민주당은 물론 세계 최강국 미국에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지에 벌써부터 워싱턴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오는 30~31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2차 TV토론의 관심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 간 ‘리턴 매치’에 쏠려 있다. 민주당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만도 20명에 달하고 그 중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굵직한 인사들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지난달 말 1차 TV토론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압도하며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해리스 의원이다. 1차 TV토론 이후 한달 동안 해리스 의원의 지지율은 3배 이상 급등했으며 선거자금도 쇄도하는 상황이다.

해리스 의원은 1차 토론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과 백인 학생을 같은 스쿨버스에 탑승하도록 한 정책에 반대했던 전력을 집중 공격하는가 하면 정책 면에서도 능숙한 모습을 보여 큰 격차로 다른 후보들을 따돌리며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바이든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다.

해리스가 40년 정치경력의 바이든을 몰아붙이며 판정승을 올리자 그의 지지율 상승세에는 가속도가 붙은 반면 바이든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CNN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은 22%의 지지율로 여전히 경선후보 중 1위를 유지했지만, 17%인 해리스가 그 뒤를 성큼 쫓아오면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4월 말 CNN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39%에 달하고 해리스는 5%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경선 지형이 급반전된 상황이다. 1차 TV토론 후 해리스 의원의 지지율이 3배 이상 뛰어오르면서 선거자금 모금에도 탄력이 붙었다. CNN은 해리스 의원 경선캠프 관계자를 인용해 “하루 동안 6만3,000명의 기부를 받아 20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며 “기부자의 58%가 처음으로 해리스 의원에게 지지를 표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해리스의 범상치 않은 지지율 상승세는 그가 민주당 최대 텃밭이자 경선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바이든을 따돌린 데서도 확인된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인 그는 그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려 안방에서 1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을 제쳤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의원이 2차 TV토론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우세를 보이면 전국적 지지율이 단숨에 역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으로의 경선과정에서 해리스 의원의 약진이 주목되는 것은 미모의 50대 흑인 정치인인 그가 인종과 젠더 이슈 등에서 단연 뛰어난 표의 확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자메이카 출신으로 스탠퍼드대 경제학교수를 지낸 부친과 의학자인 인도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실존인물로서, 반(反)이민정책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낼 가장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무엇보다 50대 중반인 해리스는 76세와 77세로 고령인 바이든이나 샌더스에 비해 본선에서 강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민주당 내 소장파 의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서는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지율 면에서는 앞섰지만 나이가 세 살 많은 것이 최대 약점으로 작용해 쉽게 무릎을 꿇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해리스 의원의 약점도 적지 않다. 최대 난관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후보냐는 의문점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지난 대선에서 80% 넘는 확률로 승리가 예견됐던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가 결국 유리천장을 깨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벽에 막힌 데는 구조적으로 여성 정치인이 가진 한계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해리스 의원을 1면 톱기사로 등장시켜며 그의 비상을 응원하는 NYT도 “민주당 선거전략가들은 여론조사 등에서 ‘여성이 대선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본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 두렵다’는 반응이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조차 적지 않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고령의 바이든에게 눈에 띄는 강점이 없는데도 민주당에서 트럼프를 이길 필승 카드로 여겨져 대세론을 형성한 만큼 해리스가 민주당 경선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면 여성 후보로도 트럼프를 메칠 수 있다는 믿음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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