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힘을 모아야만 독일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것과 같이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2019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초청된 영화 ‘귀향’의 강하나(19) 배우와 조정래(46) 감독은 25일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귀향’은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굴곡진 삶을 다룬 영화다.
이들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좌절하지 말고 끊임없이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앞으로도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4세 배우인 강씨는 ‘조선총련’계 재일교포로서 느꼈던 ‘남북 분단’의 의미에 대해 소개하면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조선총련 계열 학교에 다니면서 남한의 역사와 북한의 역사를 따로 배워야 했다”며 “조선반도는 하나고 같은 말과 글을 쓰는 하나의 민족인데 왜 분단돼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하루빨리 남이든 북이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로 ‘한일관계’가 나빠질 때조차도 많은 일본인은 그저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지 않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할머니들의 문제를 잘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조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가 ‘Comfort Women’(위안을 주는 여성)으로 영문 표기되는 것을 처음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일본군 성노예 (Sex Slave of Japan Army)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남과 북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전체의 문제인 만큼 진보와 보수가 따로 생각하거나 양보나 타협, 합의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이 철저하게 배제된 가운데 체결된 위안부 합의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일본은 ‘적반하장’을 넘어 뻔뻔하게 일본 성노예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라며 “수출제재 조치 또한 이러한 일본의 태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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