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 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RF 계기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회동할 것이라던 기대감도 사라지게 됐다. 한미연합군사훈련 비난, 새 잠수함 공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 발사 등에 이어 ARF 불참을 통해 북미 협상 관련 불만을 미국에 또 한번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25일 기자들에게 “북한이 최근 ARF 주최국인 태국에 리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초 리 외무상의 ARF 참석 계기 태국 등 2개국 방문도 계획했었으나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국인 태국을 비롯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올해도 리 외무상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행사 전반을 준비했으나 북한이 이번 주 들어 갑자기 리 외무상의 불참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ARF는 역내에서 북한이 거의 유일하게 참여해온 다자회의체다. 북한은 2000년부터 ARF에 참석하면서 2001년, 2003년, 2009년 등 단 3차례만 외무상을 보내지 않았다. 북한은 과거 전례를 볼 때 리 외무상 대신 본부대사나 국제기구국 고위 간부를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은 리 외무상의 불참으로 ARF에서 북한 이슈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는 대신 강경화 외교 장관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부당성을 참가국들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세안 관련 장관회의 참석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최근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여러 계기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외교부 당국자는 “자유무역은 아세안을 비롯해 동아시아의 공동번영을 가져온 국제사회의 중요한 행동 준칙”이라며 “자유무역이 진작돼야 한다는 원칙에 기초해 우리의 입장을 표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활동을 개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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