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21일(현지시간)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지난 5월 취임한 친서방 노선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 ‘국민의 종’이 대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현지 TV 방송 ‘112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투표 후 실시된 출구 조사 결과 정당명부비례대표제 투표에서 ‘국민의 종’은 42.7%를 득표해 월등한 단독 선두를 달렸다.
뒤를 이어 친러시아 성향 정당 ‘야권 플랫폼-삶을 위하여’가 12.9%, 역시 친서방 노선의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당수로 있는 ‘유럽연대’가 8.8%,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가 이끄는 ‘바티키프쉬나’(조국당)가 8.5%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음악인 스뱌토슬라브 바카르축이 이끄는 친서방 성향 정당 ‘골로스’가 6.5%를 얻어 모두 5개 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실시된 조기 총선은 전국 199개 선거구, 약 3만개 투표소에서 시작된 투표는 저녁 8시까지 진행됐다. 당초 우크라이나의 정례 총선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5월 취임 이후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 앞당겨 치러지게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조기 총선 실시 결정은 압도적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의회도 장악하면서 자신의 친서방 개혁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적 424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이전 총선과 마찬가지로 정당의 지지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하는 정당명부비례대표제와 선거구별로 최다 득표자를 당선시키는 지역구제 혼합형으로 치러졌다.
225명의 의원은 비례대표제로, 나머지 199명 명은 지역구제로 선출한다.
당초 우크라이나 의회의 전체 의석은 450석이었으나 지난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과 현재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 중인 동부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돈바스 지역)에선 선거가 불가능해 지역구 수가 199개로 줄었다.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개 정당이 이번 총선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구제에는 3,000여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출구 조사 결과가 알려진 뒤 “유권자들이 보여준 신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국민의 종’의 승리는 법률 (개혁) 구상을 이행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 법률 등을 채택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또 우선 과제로서 돈바스 지역 전쟁 종식, 포로 송환, 부패와의 전쟁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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