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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입국장 면세점 열긴 열었는데…

담배 없고 화장품 국산 중저가뿐

입국자 1.6% 이용...개점특수 실종

면세한도 상향·품목 다양화 목소리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영종도=이호재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외 여행객 3,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시내나 출국장 면세점에서 물건을 산 뒤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 20년 가까이 도입을 검토하던 입국장 면세점 논의가 본격화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입국장 면세점 설치 논의는 급물살을 탔고 같은 해 12월 관세법 개정, 올 4월 사업자 선정을 거쳐 5월31일 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었다. 입국장 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두 곳, 제2여객터미널(T2) 한 곳 등 총 세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찾은 T1 터미널 입국장 면세점은 한마디로 썰렁했다. 평일 오후라는 점을 고려해도 면세점 내 여행객은 주류 코너에서 가격을 물어보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전 상품 30% 할인에다 추가 구성품까지 준다는데도 관심을 끌지 못했다. 입국장 면세점의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초기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 세 곳의 개장 첫 한 달(5월31일~6월30일) 간 매출은 54억9,300만원이었다. 하루 평균 1억7,700만원으로 공항공사의 예상 매출액 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용객은 5만455명으로 같은 기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입국자 수(307만명)의 1.6%에 그쳤다. 그 흔한 개점 특수도 못 누렸다는 얘기다.



인기 품목인 담배를 팔지 못하는데다 출국장 면세점에 비해 상품구성이 다양하지 않아 여행객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못할 것이라는 면세점 업계의 예상 그대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은 향수를 제외하면 중저가 국산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팔리는 게 주류”라며 “담배를 팔거나 면세한도를 더 올리는 등 대책이 없으면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면세품 구매한도를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66%가량 올렸지만 면세한도는 기존 600달러를 유지하기로 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국산 제품부터 우선 면세 처리된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실제로는 면세한도가 줄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김정곤 논설위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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