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민주당 내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에 대해 인종차별적 공격을 한 데 대해 “그들은 우리나라를 싫어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위터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등 초선 하원의원 4명을 겨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인종차별적 글을 게재한 적 있다. 이에 당사자와 민주당이 반발하자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은 언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인,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하려는가”라고 공격하고 백악관 연설에선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면서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였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 앞서 그가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고 한 것과 관련해 ‘이들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그들에게 달렸다”며 “하지만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하는 것을 하라. 그들은 떠날 수 있다. 머무를 수 있다”면서도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랑해야 하고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인 의원들에게 외국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을 중단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또 다른 글을 올려 “우리나라는 자유롭고 아름답고 매우 성공적이다”며 “만약 당신이 우리나라를 싫어하거나 여기서 행복하지 않다면 떠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트윗에서는 문제가 된 자신의 트윗들은 인종차별주의자(Racist)의 것이 아니었다”며 “내게는 인종차별주의적인 구석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에 대한 비난 결의안을 추진하는 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는 “공화당은 그들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해당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으며 민주당의 결의안 추진을 “사기 게임”이라고 비난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째 4명의 초선 하원의원을 상대로 장황한 비난을 던졌다”고 전했다.
민주당 유색 의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계속되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를 향해 “집에 가라”며 반격에 나섰다. 폴리티코와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날 유세를 위해 아이오와주를 찾아 트럼프의 트윗과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분열적인 대통령”이라며 “역겹고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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