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정 전 의원의 사망에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부검을 따로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7일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족의 뜻도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날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와 현장감식 결과와 검시,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해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4시25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운전기사가 몰던 차에서 내려 인근의 야산으로 혼자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정 전 의원 부인은 오후 3시 58분쯤 남편이 자택에 유서를 써놓고 서울 홍은동 실락공원 인근으로 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을 투입해 실락공원 인근을 수색했고, 정 전 의원의 휴대전화 위치값을 추적해 정 전 의원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정 전 의원이 유서를 써 놓고 집을 나간 점,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울증을 앓았던 경험을 털어놓은 점 등으로 미뤄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의원 자택에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족 뜻에 따라 유서의 나머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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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 의원의 비보에 망연자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 이해하는 사이였다”며 “내일도 저랑 방송이 예정됐건만 말문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진짜 합리적 보수정치인”이라며 “우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잘못 보여 함께 저축은행 비리에 연관돼 고초를 겪었지만 무죄로 명예회복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고 지난 날을 떠올렸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정치적 입장을 떠나 솔직하고 용기 있는 보기 드문 선배 정치인으로 존경했던 분”이라고 정 의원을 기억했다. 이어 “너무 안타깝다. 가짜뉴스이길 희망한다”며 “유가족의 고통과 상처에 깊이 공감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너무도 큰 충격이다. 최근에는 건강이 크게 회복돼서 뵐 때 마다 제 마음도 밝아졌는데 도저히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의 빈소는 이날 오전 9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조문도 9시부터 받는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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