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5일 인터넷 댓글을 인용해 “(이순신 장군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낫다”며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이 전남도청에서 “전남의 주민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한 말을 2014년 일어난 세월호 참사와 결부시켜 비꼰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기들 스스로 나라와 외교를 망가뜨리고 이제 와서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고 했다. 그는 “현 정권은 임진왜란 때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이라며 “현 정권을 보면 일본과의 대립관계를 통해 국가 경제가 파탄되든 말든, 기업이 망하든 말든 내년 총선에 이용할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이순신 발언’ 보도내용과 관련해 “주말에 댓글을 다 읽었는데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며 “어찌 보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긴”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회의실 안에 있던 일부 최고위원들과 몇몇 당 관계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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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을 향해 “무능한 선조의 길을 걷지 말라”며 “잘못된 외교라인의 교체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잊어서는 안 될 가치인 국익 대신 선동과 분열만 읽힌다”며 “열두 척의 배를 끌고 울돌목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던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헤아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시급한 조치는 바로 일본의 통상보복 조치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치열한 외교전으로 일본 정부의 이성을 찾게 해야 할 외교라인이 무능한 외교를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 역시 “일본 수출규제로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뻔한 상황인데 정작 동분서주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며 “시중에는 문 대통령을 무능했던 선조에, 이 부회장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는 얘기가 돈다”고 전했다. 한편 회의를 마친 나 원내대표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발언을 자세히 듣지 못했다”고 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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