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노동자들이 배달 대행 서비스에 이용되는 오토바이 보험료의 높은 가격 문제에 대해 관계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15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손해보험이 배달노동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배달 대행 서비스가 보편화했지만, 대다수 배달 노동자들은 비싼 보험료 때문에 개인적으로 보험을 들지 못한 채 월 60만원가량 하는 오토바이 리스비를 벌고자 위험하게 일하고 있다고 라이더유니온은 설명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오토바이 보험은 크게 영업용과 개인 출퇴근용으로 나뉜다. 이 중 영업용은 비유상운송보험과 유상운송보험으로 다시 한 번 나뉜다. 비유상운송보험은 가게 사장이 사들여 사용하는 보험을, 유상운성보험은 퀵·배달 대행 기사들이 사용하는 보험을 말한다.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5∼6월 배달 대행 라이더 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답변자의 61.7%는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 중 93.7%가 ‘보험료가 너무 높아서’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20대 배달 대행 라이더의 경우 몇몇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료를 사전 측정해본 결과 1,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 책정되었고, 기본 보장만 되는 책임보험도 400∼500만원 수준이었다고 라이더유니온은 전했다.
또 라이더유니온은 “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아서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며 이륜차 관리 시스템부터 사고 예방을 위한 산업 규제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많은 라이더가 ‘무보험’ 상태로 영업 중이라며 라이더 혼자 사고 위험, 보험료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대해 제도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손해보험협회에 면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으며 향후 주요 보험회사, 금융감독원, 국토교통부 등을 상대로 이륜차 시스템과 배달용 보험 현실화를 위한 단체 행동도 계획 중이다.
/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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