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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기념일 대규모 열병식에 유럽국 총출동

영·독·스페인 항공기 보내 축하비행

‘노란 조끼’ 시위대 야유 보내기도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군사 열병식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윗줄 왼쪽)이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에 유럽의 주요 정치인이 대거 참석해 동맹을 과시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열병식에는 총 4,300명의 병력, 200여대의 차량·전차, 100여기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 주최 측과 귀빈들 앞에서는 드론(무인항공기)과 미니 드론, 폭발물 탐지로봇, 드론 저격용 개인화기, 유인 소형비행체(플라이보드) 등 프랑스산 미래형 최신 무기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웃 국가들에서는 이번 행사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샤를 미셸 차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현 벨기에 총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포르투갈의 마르셀로 레벨로 데 수자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하기로 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을 대신 보냈다.

특히 이날 영국·독일·스페인이 공군 소속 항공기들을 대거 파견해 프랑스와의 굳건한 군사동맹을 과시했으며, 특히 올해로 부대 창설 30주년을 맞은 독불여단(BFA) 병력 5,000명이 사열에 참여했다. 1989년 출범한 이 부대는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적으로서 전쟁을 벌인 독일과 프랑스가 2차대전 이후 군사동맹으로 엮인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열병식 화두는 프랑스가 영국·독일·스페인·벨기에 등 유럽 9개국과 함께 추진하는 ‘유럽 개입 이니셔티브’(European Intervention Initiative·약칭 E2I)였다. 유럽연합(EU) 최대 군사강국인 프랑스가 주도하는 E2I는 미국이 이끄는 유럽안보의 근간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관계없이 유럽의 군사력을 한데 묶어 안보위기에 대처한다는 일종의 ‘유럽 신속대응군’ 구상이다.

유럽에서 전쟁이나 분쟁이 발생하면 유럽 공동군이 탈출 작전을 지원하고, 대규모 재난이 일어나면 초기에 병력을 신속히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마크롱의 이 구상에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집권 뒤 대서양동맹(유럽과 미국의 군사동맹)에 균열이 오면서 유럽이 미국을 파트너로서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혁명기념일 기념 메시지에서 “2차대전 종전 후 유럽이 지금 만큼 중요했던 적은 없다”면서 E2I의 목적은 “유럽의 공동대응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우리의 안보와 국방은 유럽을 통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병식을 전후로 ‘노란 조끼’ 시위대의 기습 시위도 벌어져 시위를 주도한 인사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오전에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수아 르쿠앵트르 합참의장과 함께 샹젤리제 대로에서 군부대를 사열하기 시작할 때 대로변에서는 “마크롱 퇴진” 등의 구호와 야유가 터져 나왔다. 경찰은 ‘노란 조끼’ 연속시위의 지도자 격인 제롬 로드리그와 막심 니콜을 불법집회 조직 혐의로 체포했다가 조사 후 석방했고, 또다른 노란 조끼 지도자 에릭 드루에도 연행했다. 노란 조끼 연속시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매주 토요일 전국에서 열린 집회로, 마크롱 정부에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해왔다.

열병식이 끝나고 오후에 샹젤리제 거리에서 일부 시위대의 반(反) 마크롱 시위가 열리자 경찰은 대치 끝에 최루탄을 쏘며 강제해산에 나섰다. 파리 경찰청은 이날 파리에서 총 152명을 불법시위 혐의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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