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이 시작된 가운데 주말을 맞은 미국 곳곳에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CBS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ICE는 당초 지난달 23일에 시작될 예정이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연기됐던 대대적인 불법 이민 특별단속에 돌입했다. 대상 도시는 애틀랜타, 볼티모어, 시카고, 덴버, 휴스턴, 로스앤젤레스(LA),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10곳으로 미국 주요 도시가 대부분 포함됐다.
앞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당국이 일요일(14일)부터 전국 10개 도시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찾아내 그들의 나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 단속을 예고했다. ICE의 단속 대상은 법원이 추방명령을 내린 불법 이민자 2,000여명으로 알려졌으나 단속 현장에서 우연히 적발된 불법 이민자들 역시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 ICE는 작전의 민감성을 들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기관은 “법 집행 활동의 민감성과 ICE 요원들의 안전·보안 문제 때문에 우리는 작전과 관련한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표적이 된 이민자 사회가 두려움에 동요하는 가운데 일부 지방정부와 인권단체들은 긴급전화를 운영하며 이민자에 대한 법률적 지원 등에 나섰다. 불법 이민자 수가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휴스턴에서는 80곳의 이민자 커뮤니티단체 대표들이 신속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LA·덴버·마이애미 등은 시 당국이 불법 이민자를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 정책을 선포했다. 이들 도시에서는 시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이 ICE 단속에 협조하지 않기로 해 연방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과 만나 이민·안보 문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중미 이민자의 망명신청과 관련해 과테말라를 ‘안전한 제3국(망명 신청자가 심사를 기다리는 제3국)’으로 선포하는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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