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게임 스코어 4대1 상황.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찌르는 세리나 윌리엄스(38·미국)의 회심의 백핸드를 시모나 할레프(28·루마니아)가 몸을 던진 패싱샷으로 되받아 득점했다. 관중의 탄성 속에 윌리엄스도 라켓으로 박수를 치며 할레프의 플레이에 경의를 표했다.
세계랭킹 7위 할레프가 13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윌리엄스(10위)를 2대0(6대2 6대2)으로 돌려세우고 상금 235만파운드(약 34억7,000만원)를 받았다. 메이저 우승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다. 윌리엄스와 상대 전적은 2승9패가 됐다.
할레프는 마치 셔틀런(왕복달리기)을 하듯 양 사이드라인을 지치지도 않고 재빠르게 오가며 상대 공격을 받아냈다. 불과 56분 만에 경기를 내준 윌리엄스는 “쫓기는 사슴처럼 별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루마니아 선수의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은 할레프가 처음이다. 잔디 코트 대회 우승은 6년 전 딱 한 번뿐이었고 키 168㎝로 선수들 사이에 작은 키인 할레프는 “루마니아에는 잔디 코트도 없다. 이렇게 체격이 크고 파워도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우승한다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감격해 했다.
윌리엄스는 실책을 26개(할레프는 3개)나 저질러 지난해 윔블던부터 메이저 3개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7년 9월 딸 출산 후 지난해 코트에 복귀한 윌리엄스는 다음 달 말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US오픈에서 역대 최다 타이기록인 24번째 메이저 단식 우승에 재도전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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