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사흘째인 11일 일부 야당 의원은 최근 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전면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사고 폐지가 국정과제인 문재인 정부가 ‘자사고 죽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자사고를 획일적으로 없애려는 의도로 평가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번에 시행된 자사고 평가는 결과를 무효화할 필요가 있다. 헌법과 상식에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법률불소급의 원칙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부산 해운대고는 평가 기간이 2015년 3월1일부터 2019년 2월28일까지 였는데 평가 기준이 2018년 12월에 통보됐다”며 “자사고를 가급적 죽이는 쪽으로 평가가 시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 고위 관료가 자녀를 자사고 등에 진학시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낙연 총리는 “자사고를 획일적으로 없애겠다는 의도를 갖고 평가를 한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교육부가 이번 조치가 법령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자사고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려는 게 아니라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부산·경기·전북 자사고는 다음주 말까지, 서울 자사고는 7월 말 또는 8월 초까지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또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2,000만명의 근로자 전체가 아니라 100만명의 민주노총만 바라보고 있다”며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주노총만 바라보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비정규직이나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 맞춰져 있다. 노조는 경제·사회 주체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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