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속개된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공익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노사는 1차 수정안을 제시했는데, 근로자위원들은 전년대비 14.6% 오른 9,570원을, 사용자위원들은 2% 깎인 8,185원을 냈다. 노사의 최초 제시안인 1만원, 8,000원에서는 소폭 물러선 수치지만 여전히 간극이 크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측의 삭감안 고수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공익위원들도 삭감안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사용자위원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노사 간 의견이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공익위원들이 논의 끝에 이를 좁히기 위한 제안을 꺼냈다. 사측에는 동결 이상의 인상률을, 노동계엔 한 자리 수 인상률을 권고한 것이다. 박준식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측에는 삭감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정서적 공감대가 있고, 노동계에는 두 자리 수 인상률은 여러 모로 무리가 아니겠느냐고 전달했다”며 “공익위원 모두가 의견이 같은 건 아니나 대체로 이런 정도 분위기로 모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제성을 띠고 다음 회의에 이 같은 수정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해석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구간을 0~10% 수준으로 제안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노사 양측이 이를 최저임금 심의 막바지에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심의촉진구간’ 같은 권고안처럼 받아들인 게 문제였다. 특히 노동계는 공익위원들의 제안을 철회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익위원들이 권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용자위원들도 삭감안을 포기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에 대해 공익위원들은 그저 제안일 뿐, 별도로 판단해 번복하고 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최저임금위는 11일 제12차 전원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최종 데드라인인 15일까지 최저임금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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