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4일부터 한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의 수출 규제를 가한 가운데 한국의 소재 관리 관행에 변화가 없을 경우 일본이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NHK방송이 8일 보도했다.
NHK는 이날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한국에 원자재의 적절한 관리를 촉구할 계획”이라면서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없으면 규제강화 대상을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한국의 대응을 신중하게 지켜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미 규제에 들어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리지스트·에칭가스(고순도 불화 수소) 등 3종 뿐만 아니라 일부 공작기계와 탄소섬유의 한국 수출까지 옥죄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일 무역 적자 가운데 기계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만큼 공작기계까지 규제 리스트에 오르면 한국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현대차가 수소연료탱크에 일본 도레이에서 수입한 탄소섬유를 활용할 만큼 한국의 일본산 탄소섬유 의존도도 높다.
일본의 이러한 주장은 한국에 수출한 첨단 소재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후지TV에 출연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유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면서 한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해 이번 수출규제가 북한과 관련돼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한국이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려 하자 일본이 WTO가 군사 전용 우려가 있는 원료 수출 제한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점을 노리고 북한을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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