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20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선출했다. 김 의원은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총 182표 중 113표를 얻어 예결위원장에 뽑혔다. 김 의원은 인사말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국민 세금이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협치 정신으로 동료의원과 함께 일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몫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은 각각 이종구·김세연 의원이 맡았다.
김 의원이 예결위원장 첫 일성으로 ‘협치’를 말했지만 본회의 직전 한국당 의원총회는 예결위원장 경선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당은 이날 의총에서 김 의원과 황영철 의원 간 경선을 통해 예결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었으나 황 의원은 투표 시작 직전 경선 거부를 선언했다. 황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공개 발언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황 의원이 당 지도부에 직접 항의했지만 당 지도부는 “관행을 지켜달라”며 비공개 의총을 이어갔다. 일부 의원들이 “하게 해 달라”거나 “당이 개인 것이냐”라는 등 서로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황 의원은 “계파의 본색이 아주 온전히 드러나는 상황을 목도해서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내쫓을 때와 같은 데자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의 원칙과 동료를 지켜냈다면 계파 간 갈등 없이 원내구성이 잘 조율될 수 있었다”면서 “나 원내대표는 그런 것을 하지 못했고 그런 측면에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탈당설에 대해서는 “저를 도와준 의원들과 떨어질 수는 없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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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원칙을 따랐다는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나고 기자들에게 “작은 잡음이 있지만 저희가 큰 원칙이 있는 공당으로서 국민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갖춰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이 반발한다는 지적에는 “더 많이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몫의 국토교통위원장 교체 진통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결위원장 선출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안의 심의를 위한 조건은 갖췄지만 야당 일각에서 추경 심사와 ‘북한 목선 귀순’ 국정조사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심사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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