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고 출근하니 시원하고 좋네요.”
창원시청 자치행정과 박보겸 주무관은 3일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했다. 창원시가 이달부터 반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근무가 가능하도록 복장 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프리패션 데이’를 도입, 시행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주무관은 “동료 직원들도 박수를 치며 반겨줬다”면서 “공무원들이 보수적이어서 반바지를 편하게 입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점차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바지 근무가 가능한 7월 첫 수요일인 이날 창원시청 반바지 출근 1호는 허성무 시장이었다. 허 시장은 이날 오전 8시15분께 반바지 차림으로 시청에 도착했다. 집이 시청과 가까운 허 시장은 짙은 푸른색 계열 남방과 푸른색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약 20여분 걸어서 출근했다.
허 시장은 “평소에도 걸어서 출근하는데 양복 대신 반바지를 입으니 역시 시원하고 편해서 좋다”면서 “좁은 공간에서 부채질이나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 땀을 닦아가며 일하는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더 시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여름철 복장을 자유롭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바지 근무 첫날 허 시장 외에 20∼30대 젊은 시청 직원들도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허 시장은 “무조건 꽁꽁 싸맨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반바지도 단정하게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름철 시원하고 자유로운 복장이 공무원들 생각을 자유롭게 해 유연하고 좋은 정책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하절기 직원 복장 간소화’를 시행하면서도 민원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품위를 손상한다며 반바지 등을 불허했던 창원시는 올해부터 7∼8월 혹서기 동안 매주 수요일 부서 및 개인의 업무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또 반바지를 입더라도 운동화나 캐주얼화를 신도록 하는 등 최소한의 품위는 갖추도록 했다. 다만 민원실 등 시민을 응대하는 부서와 단속부서 직원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없도록 했다. 창원시청 직원들의 반바지 근무는 오는 8월까지다.
공무원들의 반바지 근무는 서울시와 수원시, 부천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경기도 또한 올여름 반바지 출근을 허용해 공무원 근무복장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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