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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목표는 FFVD" 못 박았지만…우려했던 '핵 동결론' 불거져

트럼프 "金과 다시 만나길"…북미회담 조기 개최 시사

대선 앞두고 김정은 워싱턴행 이끌려 '핵동결' 가능성

안보전문가 "북핵 동결되면 韓 안보에 치명상 입힐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경 구호 예산안에 서명을 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우호 관계 띄우기에 나서면서 미국 정부가 차기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비핵화의 목표를 핵 동결(nuclear freeze)로 낮출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웨덴 비영리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은 20~30개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5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등을 무력화시키는 ‘이스칸데르형’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만큼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한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미 국무부가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며 반박하고 있음에도 미 조야에서 핵 동결론이 퍼지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연관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민주당의 대선 경선 이슈를 덮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CNN방송은 북한 땅을 밟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2020년 대선이라는 렌즈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행으로 값진 정치적 승리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 그(김 위원장)는 정말 좋아 보였고 매우 건강해 보였다. 나는 조만간 그를 다시 보기를 고대한다”며 차기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문제는 김 위원장의 워싱턴행이라는 대형 정치적 이벤트를 위해선 엄청난 보상이 수반될 것이라는 데 있다. 미 의회의 승인절차와 민주당의 반대 등 껄끄러운 제재완화보다 비교적 수월한 핵 동결 카드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워싱턴행을 설득할 것이라는 게 미 조야의 시각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공사도 2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협상 과정에서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보유 핵무기와 핵시설 일부를 내놓고 그 대가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는 단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며 “이는 핵 위협을 조금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성격은 핵 보유국끼리의 핵 군축 협상”이라고 진단했다.

외교가에서는 남북 관계가 그간 유동적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핵 동결론은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경제신문펠로(자문단)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미가 핵 동결에 합의하면 북한의 핵무기가 제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느슨해지고 정권의 성향에 따라 북한관의 관계가 나빠지면 우리 안보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고 꼬집었다.

안보 전문가들은 북미가 핵 동결로 논의를 진행할 경우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보장 장치를 미국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경펠로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재선을 앞두고 북핵 동결을 통해 북한의 현재 핵을 인정하는 파키스탄 모델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이 재래식 무기만 가지고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91년에 빠져나간 전술핵이라도 다시 재배치를 미국에 요청해 북한과 안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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