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로펌)의 기본’은 단연 형사송무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관을 비롯해 중재기관, 법원에서 이뤄지는 수사·소송절차 전체를 아우른다. 개인과 기업 모두 형사 절차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변호사의 조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 중 하나다. 최근 형사송무의 트렌드는 배임·횡령 같은 부패범죄, 자본시장법 위반, 조세 분야 등으로 넘어와 기업과 연관성이 높아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동인은 형사송무에 특화되어 있는 ‘형사 명가(名家)’로 평가받는다. 파트너 변호사 90여 명 중 절반이 넘는 60명이 법원과 검찰에서 일했던 판·검사 출신이다. 형사송무 분야의 저력은 지난해 7월 출범한 ‘형사사건 공동수행단’에서 나온다. 공동수행단에는 10년 이상의 특수범죄와 증권범죄, 조세범죄 등의 수사경험을 가진 검찰 출신 전문가 40여 명이 포진해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검사장 출신인 김종인 변호사를 단장으로 기업·공정거래팀, 금융·증권팀, 조세·관세·외환팀 3개 팀에 전 법무부 차관, 전 해양경찰청장, 외국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배치돼있다. 이 같은 팀웍을 바탕으로 사회 이슈가 된 굵직한 사건들의 해결사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을 대리해 무죄를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영장전담판사 출신인 여운국 변호사는 국민적 관심사였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변론을 맡아 잇따라 구속영장을 기각시키며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형사공동수행단 간사를 맡고 있는 이태한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도록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관련한 법적 이슈로 영역을 넓혀가며 고객의 니즈에 발맞추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로펌인 ‘따청·덴튼스(大成·Dentons)’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에 대한 법률서비스 제공까지 업무영역 확대에도 나섰다.
대륙아주는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형사송무 분야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형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보를 맡아 유명세를 떨친 이규철 대표변호사를 필두로 형사전문 전담인력 12명을 두고 있다. 최근 몇년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부장 출신 변호사를 다수 영입해 전열도 대폭 강화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을 맡았던 김진동 변호사와 100억원대 법조로비 사건 재판장이었던 현용선 변호사, 김기춘 전 비서실장·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담당한 최병철 변호사가 합류해 라인업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국민적 관심사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전 애경산업 대표를 변호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막아내기도 했다. 형사팀 활약상의 원동력은 이목이 집중되는 대형 사건의 재판을 진행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형사 공판절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게 대륙아주의 판단이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최근 재판의 성향은 검찰 수사결과를 토대로 실체적 유무죄만 따졌던 관행에서 벗어나 증인신문, 서증조사를 통한 증거능력 등 형사소송법상 절차까지 문제 삼는 경향이 뚜렷해져 재판과정에서 대응 중요성이 훨씬 강화됐다”며 “굵직한 사건에 대한 재판 경험이 풍부한 형사송무 전담인력이 다른 로펌과 차별화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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