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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변죽 울리는 대책으론 수출 활성화 어렵다

올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보다 8.5%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상반기(-10.2%)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5% 급감했다. 2016년 1월(-19.6%)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 가격과 산업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것도, 세계 7위 수출대국과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동력도 모두 수출에서 나왔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정부는 상반기 수출부진의 이유를 대외여건 악화에서 찾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 분석일 뿐이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고비용과 제조업 경쟁력 악화 등 구조적인 이유가 더 크다.

수출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경보음은 역대 최장기간 수출부진을 기록했던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도 나왔다. 당시에도 정부는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책금융 지원, 보증확대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구조적인 요인을 건드리지 못하고 변죽만 울렸던 탓이다.



정부가 깊은 수렁에 빠진 수출을 구하기 위해 또다시 대책을 내놓는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무역금융 확대 등 땜질로 위기를 넘기려던 과거 대책의 판박이다. 대응 능력이 없는 건가 의지가 없는 건가. 정말로 수출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땜질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높일 근본대책을 마련하라. 그렇지 않으면 이달 말 내놓을 수출시장 구조혁신 방안도 기대할 것이 없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유감을 표하고 국제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론적 대응으로는 부족하다. 실종상태인 외교채널의 조속한 정상화가 먼저다. 외교가 도움은 못될지언정 갈길 바쁜 수출의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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