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물관이 소장한 19세기 조선 병풍이 국내 박물관의 보존처리를 거쳐 전통적인 본래 모습을 되찾아 한시적으로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과학부가 2년에 걸쳐 보존처리와 분석작업을 완료한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19세기 ‘자수화조도’와 ‘자수백수백복자도’ 병풍을 오는 2일부터 17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선보인다. 이들 병풍은 잠시 국내에 전시된 후 미국으로 돌아간다.
‘자수화조도’ 병풍은 길상(吉祥)의 뜻을 담은 꽃과 새를 수놓은 병풍이다. 가족의 화목과 다산을 상징해 선물용으로 주로 제작됐다. 포틀랜드박물관은 이 병풍을 4폭 씩 두 개로 분리된 채 소장하고 있었으나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결과 화면의 순서가 바뀐 것이 확인됐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는 화면 순서를 바로잡아 8폭 병풍으로 다시 제작했다. 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다른 자수화조도 병풍을 참고해 장황도 전통방식을 따랐다.
‘자수백수백복자도’ 병풍은 장수와 행복을 뜻하는 수(壽) 자와 복(福)자를 화면 가득 수놓은 문자도 병풍이다. 병풍의 연결 부분이 일부 벌어지고 바탕 비단과 자수에 오염이 남아 색이 바랬던 것을 건식 세척으로 때를 제거하고 조선 시대 병풍의 형식으로 다시 갖춰 처리했다.
포틀랜드박물관은 지난 1892년 설립돼 미국 내에서도 유서 깊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며 연간 35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곳이다. 전체 소장품 4만8,500여 점 중 아시아관 소장품은 약 3,700여 점인데 이 중 1970년대부터 수집이 시작된 한국 문화재는 127점 정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09년부터 한국실 지원 사업을 시작해 외국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들을 보존하고 이를 전시와 교육에 이용해 한국 문화를 홍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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