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추진으로 혼란에 빠진 홍콩에서 주권 반환 기념일인 7월 1일을 맞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주권반환 기념일 행사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여릴 예정인 가운데 폭동진압 경찰 5,000명 가량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달 30일부터 행사장 인근 컨벤션센터 출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예년과 달리 학생 등을 참석명단에서 제외해 행사 규모를 축소했고, 폭우가 내릴 경우 최초로 실내 행사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1997년 7월 1일 영국에서 중국으로의 주권 반환을 기념하는 것은 홍콩의 주요 공식행사 중 하나로, 이때에 맞춰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매년 열려왔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달 18일 사과 기자회견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홍콩 행정 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도 참석한다.
지난 몇 주간 홍콩에서는 정부의 송환법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법안이 결국 중국 정부의 의도에 따라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와 법안을 추진한 람 행정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지난달 16일에는 관련 시위에 약 20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5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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