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성소수자(LGBT) 인권 운동의 발상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이 30일(현지시간)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꼭 50주년을 맞은 올해 맨해튼 퍼레이드가 전례 없이 대규모로 펼쳐졌다. 올해 뉴욕의 퍼레이드는 사실상 전세계 행진을 대표하는 취지에서 ‘월드 프라이드’로 명명했다.
세계 각지의 참가자들은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상징물들을 들고 맨해튼 미드타운부터 로어 맨해튼까지 넓은 구간에 걸쳐 행진했다. 맨해튼을 남북으로 가르는 중심도로 5~7번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공식 퍼레이드를 진행한 인원은 15만명 가량이지만, 맨해튼 일대의 성소수자 축제에 참여한 전체 인원은 300만명에 달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관람객까지 40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게이 퍼레이드 행진”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제복을 착용한 뉴욕 경찰들도 대거 ‘무지개 깃발’을 들고 행진에 동참했다. 앞서 제임스 오닐 뉴욕 경찰국장은 이달초 “당시 뉴욕 경찰의 행동은 명백히 잘못됐다”며 공식으로 사과한 바 있다.
뉴욕 경찰은 1969년 6월 27~28일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의 게이 바 ‘스톤월 인’(Stonewall Inn)을 들이닥쳐 동성애자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했고, 이를 계기로 성소수자 차별에 항의하는 이른바 ‘스톤월 항쟁’이 전국으로 불붙었다. 스톤월 인은 성소수자 인권의 성지가 됐고, 해마다 6월 말이면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전세계 각지에서 진행됐다.
/황민아 인턴기자 noma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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