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품의 고유한 디자인으로 애플의 부활에 기여한 조니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애플을 떠난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브가 올해 하반기 애플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아이브는 애플을 떠난 뒤 오랜 친구이자 동료 디자이너였던 마크 뉴슨과 함께 내년에 ‘러브프롬’(LoveFrom)이란 독립 디자인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애플도 이 신설법인의 주요 고객이 될 예정이다.
아이브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애플의) 직원이 아닐 테지만 나는 여전히 (애플에)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브는 30년 가까이 애플에서 일하며 이 회사의 간판 제품인 아이폰과 맥 등의 디자인과 외관, 느낌 등을 책임져온 중추적 인물이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에 세련미와 기능성, 사용 편의성 등을 결합한 애플의 독특한 디자인 정체성은 아이브의 지휘 아래 확립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故)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아이브를 ‘영혼의 단짝’으로 여기며 그를 아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잡스는 ‘애플 부활’의 동반자로 아이브를 선택하고 회사를 관두려던 그를 1997년 산업디자인 수석부사장으로 앉혔다.
그는 곧이어 산업디자인팀 팀장을 맡게 됐고, 첫 작품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의 아이맥을 선보인 데 이어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줄줄이 내놨다.
애플의 산업디자인팀은 잡스의 강력한 지원 아래 아이폰 등의 제품 개발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해온 막강한 조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잡스는 사내에서 ‘ID’란 약칭으로 불린 이 조직을 제품 개발 과정의 중추에 놓고 거의 매일 이 팀을 찾아 성과를 챙겼다.
팀 쿡 애플 CEO는 “조니는 디자인 업계에서 빼어난 인물이며 애플의 부활에 기여한 그의 역할은 결코 과장될 수 없다”며 “획기적인 1998년의 아이맥부터 아이폰, 그리고 애플 파크에 담긴 전인미답의 야심에 이르기까지 그는 너무도 많은 에너지와 관심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아이브가 퇴사함에 따라 앞으로 디자인팀 리더이자 산업디자인 부사장 에번스 행키와 휴먼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사장 앨런 다이가 디자인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