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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잠재성장률 1%대 추락 두고만 볼건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당장 내년부터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와 진보 성향의 한국경제발전학회가 20일 ‘한국 경제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주상영·현준석 건국대 교수는 “2020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이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1.9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진보적 경제학자들마저 ‘1%대 성장률’을 기정 사실화한 것이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추락하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가뜩이나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낙제 수준의 성장률에 머무르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주 교수는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평균 32만5,000명씩 줄어들면서 잠재생산능력도 매년 0.7%포인트씩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반도체 경기 호황 등 호재가 사라지고 세계 경제는 둔화되면서 구조적 하락 추세에 돌입했다는 냉혹한 진단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잠재성장률 추정치 2.8~2.9%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일자리는 물론 소득 감소, 세수 부족 등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잠재성장률 1%대 진입은 안이한 정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학계에서는 인구 변화를 지목했지만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성장동력을 떨어뜨렸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한은은 얼마 전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우 투자와 노동시장 호조, 생산성 제고가 어우러져 경기 호황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온갖 규제와 조세 부담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고 구조개혁을 외면해온 우리 정부가 본받고 배울 일이다. 무엇보다 노동생산성이 성장률을 좌우할 것이라는 학계의 고언은 곱씹어볼 만하다. 고용 유연성을 강화하고 노동개혁을 단행해야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제라도 경제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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