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18)과 함께 한국축구의 ‘가까운 미래’로 촉망받는 정우영(20)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프라이부르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유럽 최고 명문 중 한 팀에 있다가 이름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팀으로 갔지만 축구 팬들은 이적을 크게 반기는 눈치다. 뮌헨에서는 주로 2군에서 뛰었지만 새 팀에서는 1부리그인 분데스리가 경기에 훨씬 많이 출전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프라이부르크 구단은 19일(현지시간) 정우영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29번이며 자세한 계약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프라이부르크가 정우영의 몸값으로 뮌헨에 주는 이적료는 200만유로(약 26억원)다. 일부 현지 매체는 뮌헨이 정우영의 완전이적에 동의하는 대신 ‘바이백’ 조항을 포함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일정 금액에 정우영을 재영입할 수 있는 단서조항이다. 재능이 확인된 만큼 ‘콜업’ 가능성을 열어놓고 프라이부르크에서의 발전상을 주시하겠다는 뜻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18세 이하(U-18) 팀인 대건고 출신의 정우영은 지난해 1월 뮌헨에 입단했다. 측면 공격수로서 2018~2019시즌 2군 29경기에서 13골 6도움을 터뜨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 교체 투입됐고 지난 3월에는 분데스리가 경기에도 출전했다.
115년 역사의 프라이부르크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13위에 오른 팀이다. 2017~2018시즌 유로파리그 3차 예선에 나갔고 독일 대표팀 감독인 요아힘 뢰브가 선수 시절 팀 역사상 최다인 81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던 팀이다. 차두리가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요헨 자이어 프라이부르크 이사는 “정우영은 한국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상황과 공간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지녔다”며 “그가 완전한 분데스리거가 될 수 있게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는 젊은 기대주들에게 좋은 팀이다. 새 도전이 무척 기대된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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