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오만해 유조선 피습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하는 미국 국방부가 이와 관련된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
17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일본 해운사 소속의 파나마 선적 유조선 고쿠카 커레이저스호 선체에 폭탄이 부착됐던 흔적 등이 찍힌 사진들을 공개했다.
고쿠카 커레이저스호는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노르웨이 해운사 소속의 마셜제도 선적 유조선 프런트 알타이르호와 함께 잇따라 폭발물 공격을 받았다.
미국은 사건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로 추정되는 이들이 고쿠카 커레이저스호에 접근해 선체에 부착된 뭔가를 제거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공개하고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이란이 선체부착 폭탄을 이용해 유조선을 공격한 뒤 터지지 않은 일부 폭발물을 사후에 제거했다는 것이다. 고쿠카 커레이저스호에 부착됐던 선체부착 폭탄의 자석 부품 등 잔여물과 이를 제거한 IRGC 대원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사진도 공개됐다.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동영상 증거와 폭발하지 않은 선체부착 폭탄을 신속히 제거하는 데 필요한 숙련도, 자원에 근거할 때 이번 공격은 이란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작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 도중 벌어진 이번 공격이 매우 수상하다면서 중동 내 긴급 대화를 제안했다.
일본과 독일 등 미국의 일부 동맹국 역시 이란이 유조선 피습사건의 배후라는 미국의 주장에 선뜻 동조하지 않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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