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북유럽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고(故) 이희호 여사가 머물던 동교동 사저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6박 8일간의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청와대를 들르지 않고 동교동으로 곧장 향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차남 김홍업 전 의원, 삼남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등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라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깊은 슬픔을 전했고 이에 김 전 의원은 “대통령님과 여사님께서 특별히 신경 써주셔서 마지막까지 잘 모실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정말 많은 국민들이 빈소를 찾아 주셔서 마지막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으셨다”고 말하며 이 여사를 추모해준 모든 국민에게도 사의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역사는 김대중 대통령님 때부터 시작됐고 그 곁에는 늘 여사님이 계셨다”며 “계시는 것만으로도 중심이 돼주셨는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성운동가로서의 이 여사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그분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잘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순방을 위해 출국했고 고인은 그 다음날인 10일 밤 별세했다. 이 여사의 서거 소식을 핀란드 헬싱키에서 전해 들은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애도의 글을 올리며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날 위로 방문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동행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여사 빈소에 보낸 조화가 특수처리를 거쳐 반영구적으로 보존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회의를 열어 생화를 조화(造花)로 만들어 보관할지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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