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매각을 둘러싸고 옹진군과 중구 등 인천 지역 주민들이 대립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의 터미널 매각 방침에 옹진군과 시민단체들이 연안여객터미널로 사용해야 한다며 반발하자 이번에는 중구 주민들로 구성된 자생단체협의회가 “IPA가 추진하는 개발 쪽으로 가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12일 IPA에 따르면 중구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자생단체들은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연안여객터미널로 사용해야 한다는 옹진군의 주장에 대해 “13만 중구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IPA는 지난 2015년 민·관·공 TFT를 발족하고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통해 주요 도입 아이템과 사업화 방안을 확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지하 1층 지상 4층 연 면적 2만5,587㎡· 부지 5만3,367㎡)은 지난 1월부터 환경분쟁 저감을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건축허가를 제한하는 지구단위 변경 협의가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감정평가를 실시한 후 매각 공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IPA는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부지를 매각해 어시장을 포함한 해안특화 상가 유치, 호텔, 주상복합, 주민편의시설 등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감정가는 부지건물을 합쳐 1,140억원에 이른다.
IPA 관계자는 “오는 12월 신국제여객터미널 이전을 6개월 앞둔 만큼 기존에 수립한 활용방안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 터미널 이전에 따른 지역 공동화 우려와 대체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바라는 지역사회의 민원을 적극 해소엔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 옹진군청과 지역 시민단체들은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매각하지 말고 연안여객터미널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현재 사용 중인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은 건설한 지 24년이 지나 낡았고 지상 3층, 연면적 5,400㎡에 불과해 연간 100만명에 달하는 이용객을 수용하기에 너무 좁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 중구 주민들로 구성된 자생단체협의회는 최근 인천 중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국제여객터미널 용역결과 이행 촉구 및 최근 옹진군 측의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연안여객터미널 사용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용역과정에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옹진군이 이제와서 연안여객터미널로 전환하라고 하는 것은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라면서 “13만 중구 구민들이 원하는 랜드마크화 하는 공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옹진군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어 “옹진군의 이런 행태는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이전으로 인해 공동화가 분명히 예상되는 연안부두 일대 지역상인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며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빠른 사업화를 통해 인천시와 중구, 구리고 중구 주민들과 적극 협의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라”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옹진군은 주말·성수기 하루 4,000명이 이용하는 대중시설인 현재 연안여객터미널이 낡고 협소한 만큼 국제여객터미널을 연안여객터미널로 전환해 도서민들의 편의증진과 배후 2,600만 수도권 시민들의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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