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국무부, 대사관에 무지개 깃발 올해 첫 불허”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성소수자 인권의 달’인 6월에 무지개 깃발을 내걸어도 되느냐는 각국 미 대사관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이스라엘과 독일, 브라질, 라트비아 등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무지개 깃발을 걸어도 되느냐고 본부에 문의가 왔지만 모두 불허됐다고 전했다.

WP는 원래 무지개 깃발 게양은 대사관 차원에서 알아서 결정해도 되는 사안이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한 이후인 지난해부터 본부의 승인을 받으라는 공문이 각 대사관에 배포됐고 지난해에는 대사관의 요청이 모두 수용됐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WP는 대부분의 대사관이 시키는 대로 하고 있지만 일부 대사관에서는 무지개 깃발을 내걸고 있다면서 저항의 의미일 가능성도 거론했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 건물 전면에 무지개 깃발이 게시됐으며 인도 센나이의 총영사관에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인도 뉴델리의 미국대사관은 무지갯빛 조명을 설치했고 오스트리아 빈의 대사관 웹사이트에도 성조기 밑에 무지개 깃발을 게양한 사진이 올라와 있다고 부연했다.

또 예루살렘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일하는 외교관들은 성소수자 권리 보호를 위한 행진에 동참했으며 일부 대사들은 현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WP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성명을 냈지만 올해는 내지 않았다면서 그가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고 믿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성소수자 인권의 달을 축하하는 성명을 냈다.
/노현섭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