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그룹 ‘아이오아이’ 재결합설이 잇따라 고개를 들며 팬들을 설레게 하던 중 지난달 ‘프로듀스 101’의 ‘아이오아이’ 출신 임나영과 주결경이 속해있는 걸 그룹 ‘프리스틴’이 데뷔 2년 만에 전격 해체를 선언했다. 사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되었던 수순이긴 했지만, 데뷔와 동시에 연말 가요시상식 신인상을 휩쓸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던 터라 막상 해체가 현실로 닥치니 팬들은 물론 과거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 시절부터 멤버들을 지켜봤던 사람들 모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하다.
임나영, 주결경과 ‘프로듀스 101’ 출신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해체의 길을 가게 된 ‘프리스틴’을 보면서 ‘아이오아이’ 출신이 속한 다른 그룹들과 개별 활동 중인 멤버들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지난 2016년 5월 ‘아이오아이’로 화려하게 데뷔, 뜨거운 사랑을 받고 지금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전소미, 김세정, 최유정, 김청하, 김소혜, 주결경, 정채연, 김도연, 강미나, 임나영, 유연정 등 11명 소녀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짚어본다.
◇ ‘아이오아이’ 효과와 파생그룹들
소위 ‘아이오아이 파생그룹’으로 언급하는 팀은 다이아, 구구단, 프리스틴, 위키미키 등이다. 이미 임나영과 주결경의 ‘프리스틴’은 해체의 길을 떠났고 나머지 팀들도 데뷔 초에 ‘아이오아이’ 효과로 반짝했을 뿐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먼저 구구단 멤버인 김세정과 김미나는 가수 겸 연기돌 그리고 만능엔터테이너로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이 소속된 구구단은 데뷔곡 ‘원더랜드’로 주목을 받았을 뿐 이후 ‘평타’에 그치고 있다. 세정과 미나가 구구단을 지탱하고 있지만, 지분이 워낙 커 오히려 팀이 가려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채연이 속한 ‘다이아’도 ‘아이오아이’와 ‘다이아’ 활동을 병행하던 채연의 효과를 톡톡히 보며 그룹 알리기와 팬덤 확보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우우’로 데뷔 첫 음악방송 1위에 올라 선전했지만, 여전히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다만 채연은 자신만의 매력을 살려 영화와 드라마에서 잇따라 주연으로 나서 호평을 받으며 연기자로 자리를 잡은 분위기다.
최유정과 김도연의 ‘위키미키’ 역시 데뷔 초 ‘틴크러쉬’라는 콘셉트로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를 했지만, ‘Crush’, ‘Picky Picky ’ 등 나름 괜찮은 곡 들을 발표하고 그룹 멤버들과의 일치감도 괜찮다는 평가에도 음원 성적이 신통치 않아 ‘귀용유댕’ 유정과 ‘리틀 전지현’ 도연을 좋아하는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유연정이 속한 ‘우주소녀’는 연정이 열세 번째 멤버로 투입돼 메인보컬 역할을 소화,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면서 영입 당시 논란을 잠재우고 확실하게 연착륙했다. 아이러니하게 ‘프로듀스 101’ 영향력이 가장 적었던 우주소녀가 그녀들만의 음악과 콘셉트로 동 세대 걸그룹 중 안정적인 위치에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셈이다.
◇ 대박과 순항 사이...개인 활동 멤버들
지난해 8월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더블랙레이블으로 둥지를 옮긴 ‘아이오아이’의 센터 전소미는 우여곡절 끝에 오는 13일 솔로로 데뷔한다. ‘프로듀스 101’에서 1위 차지하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동안 ‘아이오아이’ 출신으로 유일하게 개별 데뷔 신고식을 치르지 않았다.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그는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벌써 주목된다.
‘아이오아이’ 해체 이후 솔로로 독보적인 성과를 내는 청하도 이번 여름에 돌아온다. 데뷔곡 ‘Why Don’t You Know’를 시작으로 ‘롤러코스터’, ‘러브 유’, ‘벌써 12시’로 4연타 히트에 성공하며 ‘아이오아이’ 출신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 컴백 일정을 조율 중이라 전해지며 ‘여름 청하’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팬들의 기대감을 자아낸다.
김소혜는 ‘아이오아이’ 활동 이후 사실상 연기자로 전향, 배우 김소혜로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다수의 웹 드라마 출연을 바탕으로 ‘최고의 치킨’에서는 주연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일단 같이가’,‘같이 할래? GG’ 등 예능에서도 활약 중이다.
◇녹록하지 않은 아이돌 시장
사실 팬들은 지난 2017년 1월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간 11명의 소녀 모두가 꽃길만 갈 줄 알았다. 하지만 가장 잘나갔던 ‘프리스틴’은 2년 만에 해체의 길을 가게 됐고 그녀들이 속한 몇몇 그룹은 ‘아이오아이’ 출신만 건재할 뿐 고전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했던 “‘아이오아이’ 효과는 1년을 넘기 힘들고 결국 팀은 ‘아이오아이’와 아이들로 전락, 소속 그룹별 명암이 갈 릴 것이다”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녹록하지 않은 아이돌 시장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여기에 소속사들의 수준 이하 기획력도 몇몇 팀들이 고전하는데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보석들을 데리고도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기획사들의 능력이 아쉬울 뿐이다.
‘아이오아이’가 데뷔한 지 어느덧 3년, 각자의 길을 간지도 2년이 지났다. 지금 이 순간 성공의 길을 걷고 있거나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친구들 모두 팬들에게는 ‘아이오아이’일 것이다. 팬들은 무대에서 연습실에서 소녀들이 보여줬던 열정과 노력을 기억하고 있다. 101명의 경쟁을 뚫고 선택된 실력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렇기에 지금의 모습을 뛰어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소녀들을 ‘픽’했던 한 명의 국민 프로듀서로 그녀들의 내일은 꽃길만 걷기를 응원하며 덧붙여서 재결합한 ‘아이오아이’도 내심 기대해 본다./최덕현기자 duhy7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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