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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신경숙표 감수성' 4년만에 돌아왔지만…

창비 여름호에 중편소설 게재

"젊은날 실수" 해명에 여론 싸늘





4년 만에 문단에 복귀한 소설가 신경숙의 신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 작가는 계간지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중편 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발표했다. 그는 2015년 단편 소설 ‘전설’이 일본의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을 표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신작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시인 허수경을 애도하는 1인칭 시점의 소설이다. 신 작가는 특유의 차분한 어조로 수십 년을 함께 한 중년 여성들의 우정을 한 편의 수묵화처럼 그려냈다. 이야기는 주인공 ‘나’가 세상을 떠난 친구와 나눈 이메일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친구는 독일에서 한 10년쯤 공부하고 돌아온다더니 현지에서 스승이던 독일 남자와 결혼하고 계속해서 일을 했다.

친구는 돌아올 것이라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25년째 독일에서 살고 있다. 둘은 그동안 간간이 만나고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헤어지고 먼 발취에서 그리워한다. ‘나’는 너무나 간략하게 소식을 전하는 친구에게 “네가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라며 야속함과 아쉬움을 삭이고는 한다. 친구는 본인이 위암에 걸려 수술했다거나 남편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그저 아무 일이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전하는 사람이다. 또 한국에서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있어 이제는 한국의 생생한 삶을 시의 언어로 옮기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하는 예민하고 정직한 감성의 소유자다.





‘나’와 친구의 이메일, 전화 통화, 그리고 직접 만나 나눈 대화는 수다스럽지 않다. 굳이 말하지 않는 소식을 캐어 묻지도 않고, 그저 말을 해주기를 기다려줄 뿐이다. 빨리빨리 할 말을 전하고 듣고 싶은 말을 재촉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답답해 보이지만 아날로그적 감수성 이 작품의 매력이다.

그러나 이처럼 작가적 감수성과 예민함이 그대로 살아 있는 서정적 문체의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는 신작 발표에 앞서 쓴 ‘작품을 발표하며’에서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다”고 밝혀 여전히 자성하지 않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또 문단 권력인 창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창비는 신경숙 작가의 표절 시비를 사전에 알고도 묵인하다 사태를 키웠으면서도 이번에 문단 복귀의 통로를 열어줬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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