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의 통화내용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의혹을 받는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 K씨가 26일 귀국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K씨는 이날 오후3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K씨에 대한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앞서 정상 간 통화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경위와 배경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K씨는 조윤제 주미대사 등 제한된 이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분류된 한미 정상 간 대화 내용이 담긴 친전을 본 뒤 그 내용 중 일부를 자신의 고등학교 선배인 강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교부와 청와대 합동감찰단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대사관을 찾아 대사 이하 전 직원을 조사했고 열람 권한이 없는 K씨 등이 친전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경위와 보안 시스템 전반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해당 외교관에 대해 “1차적 조사를 봤을 때 의도가 없이 그랬다고 보기 어렵다”며 엄정책임을 강조한 만큼 외교부는 추가 조사를 거쳐 징계위원회에 K씨를 회부할 예정이다. K씨는 해임·파면·정직 등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사법처리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편 한미 정상 간 통화 유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를 두고 날 선 공방이 오갔다.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의 한미 정상 통화 관련 서면 브리핑 자료를 토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향한 한국당의 공세에 대해 “당시 내 단어 선택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빌미 삼아 강효상 의원이 저지른 외교기밀 누설이라는 범죄를 물타기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한국당이 벌이고 있는 수작의 본질이다. 가련하다”고 일갈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