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 애플사의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장분석기관인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이 분석한 올해 1·4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7%에 그쳤다. IDC에 따르면 애플의 올 1·4분기 중국시장 점유 7%는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9.1%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한때 애플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 부동의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5위로 밀려났다.
중국시장에서 애플의 고전은 미국 정부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웨이 휴대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26.4%에서 올 1·4분기에는 29.4%로 3%포인트 증가했다.
IDC 아시아·태평양의 키란지트 카우 선임 분석가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애플의 판매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사회관계망(SNS)에서는 “휴대폰을 화웨이 제품으로 바꾸자”는 누리꾼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신(위챗)에 올린 글을 통해 “5G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화웨이가 애플보다 더 첨단 기술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휴대폰이 애플 휴대폰보다 훨씬 가격이 싼 것도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애플에서 화웨이로 휴대폰을 바꿨다는 왕즈신 씨는 “화웨이의 저렴한 가격에도 질이 좋다는 평판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G 통신망 구축 과정에 화웨이 참여를 금지시킨데 이어 지난 16일(현지시간)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어 상무부는 20일 화웨이가 90일간 기존 네트워크 보수·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거래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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