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아파트 거래절벽이 지속 되는 가운데 지난달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제도가 무주택자 위주로 개편 되면서 새 아파트 구매를 원하는 유주택자들이 분양권 시장에서 ‘이삭줍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는 115건으로 지난해 4월(82건) 대비 40%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벌써 49건이 거래돼 지난해 5월(56건)에 근접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405건으로 지난해 4월(6,199건)의 절반도 안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분양권 시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4월 거래량을 자치구별로 보면 동대문구가 20건을 기록해 서울 아파트 중 가장 많은 거래 건수를 기록했다. 동대문구의 경우 최근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4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4월) 등이 입주자를 모집한 데다가 청량리역 롯데캐슬이 이달 중 분양을 앞두면서 화제가 된 곳이다. 이 때문에 인근 단지 분양권이라도 매입해 대체효과를 누려보고자 하는 이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양천구(17건), 동작구(11건), 송파구(11건), 동작구(11건), 성북구(10건), 강남구(9건) 등 순으로 분양권이 많이 거래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9·13대책’에 이어 최근 예비당첨자 비율을 높이는 등 정부가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도록 청약제도를 손질하면서 유주택 자산가들이 분양권 틈새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호 지역의 새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데 청약이 어려우니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이라도 구매해보겠단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순위 접수도 있지만 당첨 여부가 불투명하고 전매제한 기간도 있어 신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유주택 자산가들이 아무래도 분양권 매입을 고려하는 것 같다”면서 “특히 최근 비싼 가격에 신규 분양된 단지가 많은데 인근 시세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고 인근 분양권 이삭줍기에 나선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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