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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이성경 “‘걸캅스’ 우리가 인식해야 할 사회문제 경각심 갖게 돼”

“라미란과 투톱, 즐겁게 배울 수 있었던 시간”

“ ‘걸캅스’가 첫 영화고 연기 시험대인 것 같아 떨려요“

이성경이 영화 ‘레슬러’(2018) 이후 첫 상업영화 주역으로 나선 소감이다. 영화 개봉에 앞서 떨리는 마음을 감추진 않았지만 데뷔 5년 만에 찾아온 슬럼프를 지나, 초심을 되새기며 의지를 불태운 이성경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인터뷰 시간이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신종 디지털 범죄 사건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걸캅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극 중 불의를 보면 주먹이 먼저 나가는 강력반 꼴통 형사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화끈하고 거친 입담과 액션으로 전작과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배우 이성경/사진=CJ 엔터테인먼트




라미란과 서로 물고 뜯는 앙숙 관계에서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가는 과정을 경쾌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해낸 이성경은 , 최근 서울 삼청동의 ‘보드레 안다미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걸캅스’ 인터뷰에서 “최고의 파트너이자 최고의 선배님!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영광이었다”며 투톱으로 나선 라미란과의 만남에 감사함을 보였다. 그는 “라미란 선배와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작품을 통해 만난 선배님의 에너지가 참 좋았고, 연기하실 때의 모습을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싶었었다. 선배님이 잘 챙겨주시고 친구처럼 다가와주셔서 감사했다.”

영화 속에서는 라미란과 파트너로서의 밸런스가 잘 표현돼야 했다. 콤비물이라 두 주역의 호흡 역시 중요했다. 이성경은 ”물론 부담은 있었다. 미란 선배와 파트너가 되고 가까이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후배가 돼야 했는데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과 걱정도 많았다. 오히려 내가 미란 선배한테 ‘선을 넘지 않고 잘할 수 있을까?’ 조심스러웠는데 미란 선배가 먼저 다가와주셔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겁카스’는 걸크러시 콤비의 유쾌-상쾌-통쾌한 활약이 돋보이는 영화다. 배우들의 액션 트레이닝을 거쳐 탄생한 라미란의 통쾌한 ‘백드롭’과 이성경의 날렵한 ‘가위차기’, 여기에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박진감 넘치는 카체이싱까지 나쁜 놈들을 때려잡는 이들의 거침 없는 액션에 통통 튀는 웃음 코드도 만날 수 있다.



이성경은 “시나리오 속 웃음 코드가 저와 잘 맞았던 것 같다. ”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우리가 인식해야 될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서경각심을 갖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점이 장점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걸캅스’는 버닝썬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에 영화 역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성경은 “시기가 우연히 맞물렸는데, 영화를 찍으면서도 저 스스로 더 깊게 경각심을 갖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됐던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작년에 촬영했는데 이런 일들이 최근 문제만이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다. 허상이 아닌 진짜 일어나는 일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그래서 모두가 더욱 경각심을 갖고 진심을 담아서 했었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께도 그런 마음들이 잘 전달 됐으면 한다.”

영화 속에서 이성경의 마음을 가장 울린 장면은 병실에 누워있는 피해자를 찾아가는 장면이다. 자신의 친 여동생을 떠올리게 돼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현실적으로 느끼게 된 장면이기도 하다.



“저도 여동생이 있다. 극 중 캐릭터가 여동생 나이였다. 이게 내 동생이었다면, 무의식 중에 상상했는데 눈을 질끈 감게 되더라. 저도 모르게 이입이 되더라. 초반에 그 장면을 찍었는데 감독님이 ‘진심’이 느껴진다고 하셨다. 초반에 그 장면을 찍은 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으로 이 영화를 촬영했다. 좀 더 그런 사회적 뉴스에 관심을 더 갖게 됐고, 뉴스에서 보고 지나치는 많은 사건도 조금 더 공감하게 된 계기가 됐다.”



배우 이성경/사진=CJ 엔터테인먼트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데뷔. 배우 5년차인 이성경은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침체기에 ‘걸캅스’ 작품을 만났다. 여전히 두려움과 고민은 많지만 ‘보다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드라마 막 데뷔했을 땐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기보단, 인물로서 접근했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는 못할 것 같은데, 그 때의 내가 너무 순수하게 느껴진다. 5년 후에는 고민도 많아지고 즐기지 못하게 되고 생각도 많아지게 됐다. 그러면서 침체기가 왔다. 여러가지 부담이 먼저 느껴지니 탤런트도 못 쓰게 되더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돼야겠다 싶었다. ”

‘걸캅스’가 첫 주연 영화 개봉을 앞두고선, “연기 시험대인 것 같기도 하다”며 긴장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속편에 대한 농담도 할 법 하건만, 이성경은 “지금 당장 ‘걸캅스’의 속편을 계획하기 보다는 지금 앞둔 개봉에 너무 긴장되고 피가 마른다. ”고 속내를 털어놨다.

긴장감 가득한 이성경에서 이내 씩씩하고 에너제틱한 이성경으로 돌아왔다. 그는 “더 잘 해야죠. ‘내가 뭐라고 이렇게 축복을 받나’란 마음도 커요.”라며 “받은 복을 나누면서 초심의 마음을 기억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을 이어갔다.

“버스는 물론 영화관에 제 얼굴이 크게 걸려있는 걸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가문의 영광 아닌가란 생각이 들면서도, 사람들이 다 내 얼굴을 보고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떨린다. 이런 경험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생기게 한다. 처음과 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없겠지만. 다만 초심의 마음을 기억 하려고 노력 중이다. 계속 열심히 해 나가고 싶다”

한편 ‘걸캅스’는 지난 9일 개봉했다. 배우 라미란, 이성경, 윤상현, 최수영, 염혜란, 위하준 등이 출연하고, 정다원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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