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의 박미정·김신혜 교수팀이 지난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18세 소아·청소년 2,721명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에 널리 쓰이는 혈중 지질(脂質) 농도비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몸에 나쁜 중성지방과 총콜레스테롤은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혈중 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감소해 몸에 좋은 지질로 알려져 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공복혈당장애·고혈압·이상지질혈증이 한꺼번에 나타난 상태로 인슐린 저항성 등이 증가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각각의 혈중 지질 농도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수치가 변화한다. 하지만 중성지방과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HDL-콜레스테롤의 몇 배인지는 성·연령에 따른 변화가 거의 없고 대사증후군의 구성요소인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인슐린 저항성 지표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HDL-콜레스테롤 농도의 3.3배 이상,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HDL-콜레스테롤 농도의 3.8배 이상인 소아청소년 가운데 대사증후군인 소아청소년의 비율은 52.4%(남자 78%, 여자 61.4%)였다. 반면 두 지질 농도비가 이보다 낮은 소아청소년 중에서는 4.4%(남자 3.4%, 여자 5%)에 그쳤다.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HDL-콜레스테롤 농도의 3.3배 이상인 소아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평균 15배 높았다. 또 혈중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HDL-콜레스테롤 농도의 3.8배 이상인 소아청소년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평균 30배 높았다. 중성지방과 총콜레스테롤의 농도가 HDL-콜레스테롤보다 각각 3.3배, 3.8배 이상인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소아청소년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36배까지 치솟았다.
박 교수는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은 성인에서의 당뇨병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높이므로 민감도·특이도가 높은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 표지자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당뇨병·협심증 등의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 혈중 지질 농도 비율이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평가하고 치료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사춘기 소아청소년의 급격한 성장발육과 생리적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정확한 허리둘레와 공복혈당·혈압을 확인하기 어려운데 성별·나이 영향을 덜 받는 혈중 지질 농도의 비율을 학교 검진에 활용하면 대사증후군이 있는 소아청소년 선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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