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구리의 건원릉(健元陵)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왕릉을 가리킨다. 1408년 태조가 건원릉에 터 잡아 누우면서 이곳에 왕릉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무덤 수에 따라 동오릉, 동칠릉 등으로 불리다가 1849년 헌종의 경릉이 9번째로 들어서면서 동구릉이 됐다. 조선왕조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후비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정자각은 건원릉이 만들어지던 그 해에 제사지내는 용도로 지어진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인 정전에 2칸의 별도건물인 배위청이 결합돼 있다. 600년의 역사를 가진 건물이라 수리 흔적과 기록도 전한다. 1764년에 건물이 너무 낡아서 영조가 수리를 명했다. 기둥 상부의 익공(翼工) 형식은 당시 18세기 수법을 반영하고 있다. ‘국조오례서례’ 길례의 ‘단묘도설’에서 왕릉에 딸린 정자각에 대해 “능실(陵室) 남쪽에 위치하는데, 북쪽에 앉아 남쪽을 향한다”는 기록이 전한다. 몇 차례 수리를 했지만 정자각의 기본 틀은 조선 초 건립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보물 제 1741호 구리 동구릉 건원릉 정자각은 조선 1대 태조 왕릉의 부속 건물이라는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조선 왕릉 정자각의 표준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크다.
올해로 조선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 10년을 맞았다. 문화재청은 오는 16일부터 구리 동구릉 등 조선왕릉 7곳의 숲길을 임시개방해 왕릉을 좀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게 한다. 동구릉은 전체 능역이 59만여 평으로 경관 좋은 숲길로 유명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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