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을 조사해온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구성원 중 처음으로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출석을 요구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정보위에서 이런 결정이 나와 트럼프 주니어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고 있다.
CNN 방송 등은 8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취재원을 인용해 미 상원 정보위가 트럼프 주니어가 출석해 증언하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보위는 트럼프 주니어가 출석하면 그가 2017년에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했던 증언에 관해 질문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주니어의 당시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던 마이클 코언의 증언과 모순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짓는 계획에 트럼프 주니어가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양측의 발언이 엇갈린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정보위 출석 당시 이에 관해 “나는 지엽적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의 대부분은 의회 출석을 앞두고 몇주 사이에 파악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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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언은 하원에 출석해 자신이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에 관해 트럼프 일가에게 대략 10번 정도 브리핑했으며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브리핑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진술했다. 코언은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에게 줄 수표 중 일부는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서명이 돼 있었다고 언급하는 등 민감한 이슈에 관해 증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출석하면 여러 의혹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뮬러 특검보고서는 트럼프 주니어가 선거 캠프 재정 문제와 관련한 법을 위반했다고 의심할 합리적인 논거가 있다고 기술하되 그렇게 결론지을 확신을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만약 그가 의회에서 ‘송곳 질문’을 받게 된다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지가 주목된다.
정보위는 출석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주니어 측의 저항에도 소환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공화당이 이끄는 상원 정보위가 트럼프 가족 구성원의 출석을 명한 것은 처음인듯하다며 트럼프 주니어가 증언하도록 하는 구상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공개되기 몇주 전부터 논의됐다고 전했다.
출석 명령에 트럼프 주니어가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CNN은 그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할 수정헌법 5조에 의지하거나 아예 출석을 거부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8일 트위터에 “민주당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단순히 날조를 계속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게임을 멈춰야 한다”는 글을 올려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치려는 일련의 움직임에 거부감을 표명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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