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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는 개도 '내 가족'이니까 끝까지 책임져야죠"

'호호브로…' 저자 한민경 인터뷰

'견주'의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며

제주도서 호이·호삼과 함께 성장

‘호호브로 탐라생활’ 저자 한민경 씨가 4월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이렇게 예쁘게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요, 하고 말하는 책은 아니예요. 도시가 아닌 제주라는 자연 속에서 반려견을 키우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최근 반려동물 에세이 ‘호호브로 탐라생활’을 펴낸 한민경(사진) 씨의 말이다. 최근 ‘SNS 스타 반려동물’을 내세운 서적들이 2030 여성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다. ‘글 에세이’라보다는 예쁜 사진에 초점을 맞춘 ‘포토 에세이’에 가깝다.

반면 한 씨의 책은 제주도에서 반려견 호이와 호삼이와 함께 하는 성장 에세이다. 반려견의 의미부터 키우는 기쁨과 책임감 등을 다루면서 자신도 성장해가는 내용이다. 한 씨는 결혼정보회사 듀오를 단번에 유명하게 만든 ‘결혼해 듀오’라는 카피를 만든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러다 도시 생활에 지쳐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나던 2010년대 초반 제주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호이의 무는 버릇은 치명적이었다.



‘호호브로 탐라생활’ 저자 한민경 씨가 4월3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한 씨는 “호이는 사랑스럽고 충성스러운 전형적인 반려견이 아니라 ‘3대 악마견’ 혹은 ’3대 지랄견‘이라고도 불리는 비글종(種)”이라며 “사람을 무는 버릇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스스로 선택한 가족이기에 포기할 수 없어 책임감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제주도가 최근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중성화 수술을 지원할 정도로 유기견 급증이 심각한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견주들이 정성스럽게 데리고 와서 반려동물을 버리는 곳이 제주도”라며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제주동물친구들이 여행객들이 반려동물을 다시 데려가는지 점검하는 법안을 제안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제주도의 삶을 이야기하는 ‘당신도 제주’를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때 유행하던 제주도 정착도 지금은 시들해진 상태다.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도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권하느냐고 물었다. 한 씨는 “초기 정착한 이들은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었고, 저도 5년 전엔 ‘아메리칸 드림’을 말하듯 제주도를 권했다”며 “지금은 ‘와서 한번 살아봐’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제는 육지 사람들과 중국 자본이 몰려 들면서 집값 등이 서울만큼 올라 안분지족의 삶을 꿈꾸기에는 부담스러운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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