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료 공정 규격 설정 및 지정’을 28일 확정 고시하고 30일 이후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고시에는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분말을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허용 △석회 처리 비료의 품질 기준 강화 △모든 비료 원료에 비닐 등이 혼입된 이물질 기준 설정 △음폐수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농진청 관계자는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외국산 ‘아주까리 유박(깻묵)’을 대체, 국내 자원 재순환, 영농비 절감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료 가격을 따져 봤을 때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은 1㎏당 30∼80원으로 아주까리 유박 150원, 채동유박 330원, 대두박 500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특히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은 수분과 염분 함량은 낮고 비료 가치는 높아 유기질 비료 가운데 혼합유기질·유기복합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다만 염분은 퇴비와 같이 2% 이하로 엄격하게 제안했고, 수분도 15% 이하로 규제했다.
또 석회 처리 비료는 품질 기준을 강화해 악취와 침출수에 따른 농경지 오염과 피해를 예방하도록 했다. 불량 석회 처리 비료를 막고자 수분 함량은 50%에서 40%로 낮췄고, 생석회를 25% 이상 넣도록 의무화했다. 악취 발생 우려가 있으면 유통하지 못하게 하는 ‘안정도 기준’도 정하고, 관련 기준을 퇴비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농진청 측은 “현재 이물질 기준이 없어 비닐 등이 농경지에 뿌려지면서 토양 오염 우려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비료원료는 2㎜를 넘는 이물질이 섞이는 것을 엄격히 제한해 0.5% 이상의 이물질이 혼입될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이물질 가운데 비닐은 0.2%만 넘어도 유통을 막았다. 이외에 음식물류 폐기물을 짜고 남은 물인 음폐수를 비료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하지만 정부의 친환경 바이오가스 에너지 정책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에서 가축분뇨발효액 비료를 생산하는 경우만 전체 원료의 30% 이내에서 음폐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앞으로 비료의 원료를 비롯해 생산·유통·판매 과정을 알 수 있도록 비료관리법과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 분말로 만든 비료로 가축분 퇴비 사용이 줄어들지 않도록 가축분 퇴비 활용 확대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황규석 농진청 차장은 “국내 폐자원의 농업적 이용이 재활용 촉진과 사회적 이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