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등법원이 지난 2월 22일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 중 1명이 이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고등법원은 26일(현지시간) 수사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공식 문서에서 당시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이 중에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사관에서 강도와 납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을 가진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는 사건 발생 후 수일이 지난 2월 2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미 FBI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번 사건을 자발적으로 진행했으며, 다른 동반자들과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강탈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이후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포르투갈로 넘어갔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다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후 경찰의 정보부서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을 투입해 사건을 수사 중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사건이 자국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 정부가 이 사건에 관여했는지 묻는 기자에게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라고 대답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스페인 당국의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스페인 당국에 문의하라”라고 덧붙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