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馬(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적힌 거대한 팻말, 팻말 뒤로 보이는 녹색 철책 너머 북쪽 비무장지대, 그리고 마음을 뻥 뚫는 시원한 록(Rock) 음악 소리. DMZ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한 장면이다.
‘평화에 기회를 주자(Give Peace a Chance)’라는 슬로건을 걸고 개최된 ‘DMZ 피스 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지난해 6월 처음 개막했다. 이들은 “일년에 단 5일, 피스트레인에서 만큼은 음악을 통해 정치, 경제, 이념을 초월하고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는 취지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행사는 오는 6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지난 2월 북미 2차 정상회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기대가 한창인 가운데 비무장지대(DMZ)에 음악을 비롯한 각종 문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인 피스트레인은 강원도와 철원군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공공 음악페스티벌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단 무료 페스티벌의 노쇼(No-Show, 예약하고 예약 취소 없이 나타나지 않는 고객) 방지를 위해 예약금을 받는다. 예약금은 1일 관람권은 1만 원, 3일은 2만 원으로 현장에서 전액 ‘철원사랑상품권’으로 교환된다. 철원사랑상품권은 페스티벌 현장은 물론 철원군 내 식당, 편의점, 수고, 주요소 등의 가맹점에서 현금 대신 사용 가능하다. 사람들에게 돈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지역 내 소비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6월 둘째 주 열리는 행사의 주요 라인업으로는 잔나비, 혁오, 죠지 등 인디 아티스트들과 함께 6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락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멤버 존 케일, ‘한국 대중음악사의 거장’으로 불리는 정태춘·박은옥 부부 아티스트 등이 참여한다.
일각에선 “공적인 ‘록페스티벌’이 재미있을지 모르겠다”고 의심을 사지만 실제 작년 행사에 다녀온 한 네티즌은 “힙(hip)하면서도 유니크한 역대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진행하는 평화 누리길 걷기 행사와 DMZ청소년 탐험대와 같은 생태 숲길 트래킹 관련 활동도 다양하다.
프랑스 전국을 일주하는 세계적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본떠서 지은 ‘뚜르 드 디엠지(Tour de DMZ)’도 있다. 강원·경기의 DMZ 지역을 자전거로 달리는 페스티벌로 지난해 5월 철원공설운동장에서 4회째 자전거 퍼레이드가 개최됐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상생협력 협약 체결로 시작된 해당 이벤트는 매년 출발지를 철원과 경기도 연천을 오가며 행사를 열고 있다.
한편 DMZ에서 직접 열리진 않지만 2009년부터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도 11회를 맞는다.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로시작된된 영화제는 ‘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아시아의 대표 다큐영화제를 목표로 한다. 작년에는 총 39개국에서 총 142편의 작품들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오는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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