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환절기에도 따듯한 잠자리를 위해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온열기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꽃샘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 온열기구를 더 찾게 된다. 하지만 온열기구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화상은 100℃ 이상의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지만 45~70℃ 정도의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어도 발생한다. 고온에 의한 화상은 뜨거운 물체가 몸에 닿으면 통각에 의해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저온에 의한 화상은 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저온화상은 전기장판, 온수매트, 핫팩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하는데, 특히 술에 취해 잠이 들거나 당뇨, 치매 등으로 몸의 통증 감각이 무뎌진 경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저온화상이라도 열기가 피부 깊숙이 침투하면 조직괴사가 일어날 수도 있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기장판 관련 위해신고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2,411건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524건이 들어와 2017년 전체인 520건보다 많았다. 사고의 62.9%는 화재, 과열, 폭발이었고 증상은 화상이 88%로 압도적이었다. 화상 부위는 둔부, 다리, 발이 46.2%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 온열용품인 핫팩도 발열이 10시간 이상 지속하고 온도가 최고 70℃까지 올라가 저온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접수된 핫팩 관련 위해 사례는 총 22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5년 41건에서 2016년 73건으로 늘었다가 2017년 55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만 57건이 접수돼 2017년 상반기(44건)보다 29.5% 증가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총 226건 중 화상이 197건(87.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화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128건을 분석한 결과 2도 화상이 63건(49.2%), 3도 화상이 55건(43.0%), 1도 화상이 10건(7.8%) 순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심각한 2도나 3도 화상 비율이 92.2%에 달했다.
이와 같이 저온화상의 위험이 있는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온열기구를 사용할 때는 두께가 있는 긴 옷을 입거나 장판 위에 담요를 깔아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피해야 한다. 자세를 자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핫팩도 맨살에 직접 붙여 사용하지 말고 유아, 고령자, 당뇨병 환자 등 피부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은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화상을 입었다면 우선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처 부위에 찬물을 여러 번 흘려 충분히 식혀야 한다. 살짝 데인 경우 대부분 병원을 찾지 않고도 잘 낫지만 화상을 입은 면적이 넓은 경우에는 병원치료가 필요하다. 화상은 손상을 얼마나 깊게 입었느냐에 따라 보통 1, 2, 3도로 분류한다. 벌겋게 부은 정도는 ‘1도’, 물집이 잡히기 시작하면 ‘2도’, 피부가 완전히 손상된 상태를 ‘3도’라고 보면 된다.
/김덕호기자 v1dh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