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윤호중 사무총장이 같은 당 의원들에게 김경수 경남지사의 저서 ‘사람이 있었네’을 50권 이상 구매해달라는 ‘친전’을 보내 구설에 올랐다. 윤 총장은 개인 차원이라고 선을 긋었지만 집권여당 사무총장이 직접 의원들에게 책 구매 요청 편지까지 보낸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봉주 전 의원이 최근 정가 1만6,000원보다 비싼 2만원에 공동 구매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촉발된 직후라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람이 있었네’는 지난해까지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절판된 책이었다. 김 지사가 첫 경남도지사에 출마했던 지난 2014년 출간은 됐지만 정치인의 의례적인 책에 대해 불편했던 김 지사가 개정판을 내는 데 소극적이었던 탓이었다. 그랬던 저서가 11일 개정판 6쇄 발행 이후 최근 예스24·알라딘 등의 정치외교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링크되는 등 화제의 책이 되고 있다. 김 지사의 변호사 비용 마련을 위해 지지자들이 ‘책 사기 운동’을 벌이면서다. 정 전 의원의 공동구매 제안도 책사기 운동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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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도 편지를 통해 “험난한 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동지 김경수 지사에게 힘이 되고자 해서 직접 친전을 올린다”며 “김 지사는 막대한 재판 비용과 보석 비용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출판사로 직접 50권 이상 주문해주시면 김 지사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겠다”고 당부했다. 편지에는 구매방법도 소개됐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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