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서울 여의도공원의 60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원이 들어선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통신은 19일(현지시간) 정부가 230억달러(26조원) 규모의 리야드 정비사업을 올 하반기부터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살만 국왕 공원 조성 △그린 리야드 △스포츠 대로 구축 △리야드 아트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를 통해 일자리 7만개와 민간 부문에서 150억달러의 투자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인 살만 국왕 공원은 현재 공군기지로 쓰는 옛 리야드공항 터에 조성된다. 여의도공원의 60배, 뉴욕 센트럴파크의 4배인 13.4㎢ 규모다. 이곳에는 영화관과 갤러리·박물관 등 문화시설은 물론 호텔·주거단지가 들어선다. 그린 리야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녹지 조성 프로젝트로 나무 750만그루를 심어 리야드의 녹지를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사업이 완료되면 리야드 녹지 비율은 현재 1.5%에서 오는 2030년 9.1%로 높아지고 도심 평균 온도를 섭씨 2도가량 낮아지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리야드에 길이 135㎞의 선수급 사이클 트랙을 갖춘 스포츠 대로를 구축한다. 또 정부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의 자금을 공공예술에 투자하고 정기적으로 예술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SPA는 이번 사업이 사우디아라비아가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추진하는 사회·경제개혁인 ‘비전 2030’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유가 하락과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삭감으로 악화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에 대한 국민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평소 녹지와 문화시설 부족을 지적해온 여론을 수렴했다는 것이다. 또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반체제 언론인 암살 의혹에 휩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 일부를 박탈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의식해 왕세자에게 사업 총괄을 맡겨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스마트시티 ‘네옴’ 조성사업에 5,000억달러를 들이기보다 기존 도시의 질적 향상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 프로젝트가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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