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의 한 별장에서 건설업자에게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공개소환에 결국 불응했다. 김 전 차관의 부인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최순실씨와 관련된 의혹 보도는 거짓말”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김 전 차관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진상조사단 사무실에서 15일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공개소환 조사 요구에 결국 응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출석도 하지 않았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며 “추후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조사 방안을 계속 강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이 소환에 불응하더라도 진상조사단은 수사 권한이 없어 강제구인할 수 없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 원주 한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당시 성관계 추정 동영상이 발견됐으나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듬해 자신이 동영상 속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김 전 차관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또 다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4월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해당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사건 피해자 측이 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었다며 담당 검사 교체를 요구하자 지난해 조사팀을 기존 5팀에서 8팀으로 재배당했다.
진상조사단은 지난 4일 “경찰청 본청 특수수사과가 2013년 김 전 차관 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윤씨 등 주요 관련자들의 휴대폰·컴퓨터에서 확보한 3만 건 이상의 동영상 등 디지털 증거가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찰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검증을 담당한 박관천 경정을 조사하다 김 전 차관 임명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달 14일에는 동영상 속 피해자가 자신이라는 여성이 “수시로 폭행을 당하고 김 전 차관 부인으로부터 회유와 폭언을 당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김 전 차관 부인은 이에 이날 기자단에 입장문을 전달하고 박 경정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진술을 적극 반박했다. 김 전 차관 부인은 “해당 여성의 제보 내용에 절대로 속지 말아야 한다”며 “남편에 대한 그 동안의 진술이 얼마나 악의에 찬 음해였는지 뼈저리게 느낀다”고 강조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모 대학 경영자 과정에서 만나 친분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박 경정의 거짓말은 원우회 명부만 봐도 쉽게 밝혀질 것”이라며 “민·형사상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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