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사진)이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꼽히는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올랐다. 황 작가가 최종 수상할 경우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수상자가 된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황 작가를 포함해 13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황 작가는 지난 2015년 한국에서 발표한 소설 ‘해질 무렵(영문명 At Dusk)’으로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김소라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은 성공한 60대 건축가와 젊은 연극인을 주인공으로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산동네 어묵 장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일류대학을 졸업해 승승장구한 건축가가 인생의 해 질 무렵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젊은 연극인은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삶을 버텨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는 두 주인공의 교차하는 내레이션에서 인생은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갈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보듬어야 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지난해 영국·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됐고 프랑스에서 ‘2018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올해는 5명의 심사위원이 108권의 책에서 13권을 추렸다. 아니 에르노(프랑스), 마리온 포슈만(독일) 등이 경쟁자다.
앞서 2016년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고 2018년에도 ‘흰’이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선정위원회는 다음달 9일 최종 경쟁 후보 6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5월21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파운드가 지급된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영어로 쓴 소설 중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 황 작가가 후보에 오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 신설됐으며 영어로 번역돼 출간된 작품에 주어진다. 격년제로 비(非)영연방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주기 시작해 2016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됐다./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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