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맥스 ‘공포’…韓 항공사는 운항 강행 ‘커지는 불안’
연료 효율 높인 차세대 주력기종
전세계 5,000대 이상 도입·주문
이스타, 다낭·방콕 등에 2대 투입
대한·제주항공도 각각 50대 계약
보잉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팔리며 ‘대박’ 모델로 불렸던 보잉 737맥스가 연이은 추락사고를 당하며 안전성 논란에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고의 여파로 보잉 주가는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 초반 11% 이상 급락하며 다우지수도 끌어내렸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보잉의 737맥스 기종은 지난 2015년 11월 초도기가 생산된 후 전 세계 100여개 이상의 항공사에 5,000여대 이상 도입됐거나 주문된 베스트셀러 기종이다. 현재 350기의 맥스 기종이 각 항공사에 인도돼 운항되고 있으며 이미 4,661기의 주문이 완료된 상태다. 지난달 에어버스사의 초대형 여객기인 ‘A380’이 수요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등 글로벌 항공사의 여객기 수요가 좌석 수 200석 정도의 소형 항공기로 옮겨가면서 보잉의 주력 소형 항공기인 737맥스 기종이 인기를 끌어왔다.
737맥스 시리즈는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신흥국의 저가항공사(LCC) 등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지난해 보잉사가 인도한 806기 중 60% 이상이 737맥스 기종이다. 항공사별로는 미국의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이 현재 31대의 737맥스 기종을 운영하는 등 총 280여대를 주문해 가장 많은 맥스 기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항 중단을 지시한 중국도 중국남방항공이 16대,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14대, 중국동방항공 13대 등 총 61대의 737맥스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737맥스 항공기 10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자동항법장치가 데이터를 잘못 읽어 오작동했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보잉은 지난해 조종사들에게 오작동 가능성에 대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사고 여파로 이 기종을 인도했거나 도입을 계획 중인 국내 항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현재 ‘737맥스’가 국내에서 운항 중인 만큼 승객들의 불안감은 더 큰 상황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단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기종을 그대로 운항하고 도입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미 체결한 도입 계약의 경우 현재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을 취소할 경우 국내 항공사가 이행보증금 등을 물 수도 있어 사고 조사가 끝난 뒤 조사 결과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보잉 737맥스 기종을 들여와 현재 운항하고 있는 항공사는 이스타항공이 유일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 여객기 2대를 들여와 제주 등 국내 노선과 일본, 베트남 다낭·하노이, 태국 방콕 등 동남아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운행 중인 여객기 2대는 점검 수준을 기존 권고 기준보다 강화해 운항을 계속하되 향후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운항 여부 등 대응 방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여객기를 이용해야 할 국내 승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행 이스타항공 여객기를 예약한 한 승객은 “예약한 비행기가 추락한 에티오피아 항공 비행기랑 같은 기종이라고 해 너무 불안하다”며 “중국도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의 대처가 너무 안일해 보인다”고 말했다.
보잉 737맥스를 대규모로 들여올 예정인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등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5년 이 기종 총 50대(확정구매 30대+옵션구매 20대)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첫 비행기를 오는 5월께 받을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이 기종을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총 50대(확정구매 40대+옵션구매 10대)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기체 결함 등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도입 계획을 당장 바꾸지는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현섭·이재용·박시진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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